감독 : 박 진표
주연 : 전 도연(은하), 황 정민(석중), 서 주희(규리), 윤 제문(재호),
공식홈피 : http://www.mysunshine.co.kr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 내 눈물을 돌리도~
잔뜩 기대기대....
이 가을에 꼭 맞는 영화일지 모른다는 설레임으로..연일 쏟아지는 영화에 대한 극찬과 눈물이 뚝뚝 떨어질것만 같은 리뷰들을 보면서..
차가운 가을 바람에 나도 눈물 한번 쏟을 수 있으리란...그런 과도한 기대가 있었던것이 애초 잘못이었을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영화를 보러 갔을 때 마치 보석을 건진듯한 뿌듯함을 발견하게 된다 그랬었는데..너무 많이 알려고 한게 문제였다. 알고 싶어서 알려고 했는데...그게 문제였던듯 ^^
꼬셔서 같이 데리고 간 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羔? 안 슬픈거야..~!!
영화의 소재는...에이즈 걸린 여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팍팍 자극적이었는데......
그렇게 슬픈지는 모르겠다.
이게 또 망할 그넘의 영화 소개해주는 TV프로그램 때문이야..
모든 장면이 다 아는 장면이니...ㅜ.ㅜ
황정민의 시골총각 연기는 무척 좋았다...
리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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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통속 영화의 인상을 강화하는 것은 현란한 카메라 워크나 스타일이 아니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에이즈에 걸린 윤락녀가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수천 명의 남자들과 고의적으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알려졌던 그 사건은 우리 시대의 도덕 불감증을 증거하는 전범으로 매스컴에 대서 특필됐다. 삐뚫어진 복수심이 낳은 천인공노할 범죄 행위로 뉴스 거리가 된 이 사건이 <너는 내 운명>의 모티프가 됐다. 서른여섯 해가 되도록 짝을 찾지 못한 농촌 총각 석중(황정민)은 스쿠터를 타고 가다 스친 다방 레지 은하(전도연)에게 첫눈에 반한다. 낮에는 티켓을 끊고 밤에는 단란주점을 뛰는 화류계 여자 은하에 대한 석중의 순정은 절대적이다. 우직한 석중의 진심에 마음을 연 은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과거의 남자 천수(정유석)가 찾아와 협박을 일삼자 석중의 곁을 떠난다. 설상가상 은하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석중은 그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지만 은하는 '복수심에 불타는 에이즈 걸린 윤락녀'로 TV와 뉴스 지면을 장식한다.
'죽어도 좋은' 사랑이 있다면 아마 이런 것일테다. 일흔 살 노인들의 격정적인 로맨스 <죽어도 좋아>에서 <너는 내 운명>으로 이어지는 박진표 감독의 순정주의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푯말의 붙은 로맨스와 같다. 당사자들만이 절감할 수 있는 박진표의 사랑 이야기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외면한 자들의 두려움 없는 사랑이다.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들에게도 연애의 열정은 남아 있다는 걸 보여 준 전작에 이어 그는 세상 사람 모두가 버려도 당사자는 버릴 수 사랑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에이즈 걸린 여자를 사랑한 석중의 순정을 조잡하게 포장한 3류 잡지 기사의 제목 '너는 내 운명'처럼 사랑은 본디 속된 것이다. 극적으로 가공된 이야기라 할지라도 진정한 통속은 인간의 삶과 경험에 밀착한 이야기로 공감을 일으킨다. 자명한 극적 허구 속에서 감지되는 삶의 정수에 통속의 본질이 있다. 생활의 디테일과 감정의 교통 없는 통속은 값싼 동정심에 구걸하는 선정주의일 따름이다. <너는 내 운명>은 하늘과 땅 차이인 이 둘을 잘 구분한다. '불치병 연인들의 앞뒤 재지 않는 사랑'은 진부하기 그지 없는 통속적 소재지만 그들의 사연을 구성하는 이야기의 세선들은 깊이 있게 조직돼 있다. 손수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만한 신파조 설정들도 현실을 멀리하는 서사적 허풍으로 후퇴하지 않는다.
<너는 내 운명>의 통속 미학은 21세기적이다. 암이나 백혈병이 아닌 에이즈라는 질병이 등장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드라마의 완급과 감정을 조절하는 연출의 세련도 측면에서도 그렇다. 잘 만든 통속 영화의 인상을 강화하는 것은 현란한 카메라 워크나 스타일이 아니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다. 사랑에 목숨 걸고 운명에 순응하는 농촌 총각 석중이 된 황정민은 특히 발군이다. 순박한 무지렁이 총각이 되기 위해 15kg의 체중을 불렸다 뺀 프로페셔널 정신이 아니라더도 황정민의 연기는 따로 해설을 곁들일 필요가 없을 만큼 출중하다. 영화 속에서 그는 절절함을 자아내는 몇 가지 표정만으로 사람을 웃겼다 울리는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편견을 극복하는 사랑의 의지를 예찬하는 박진표가 극복한 또 하나의 편견이 있다면 신파는 무지하고 세심하지 못한 필부들을 상대하기 위한 속보이는 전략이라는 대중 문화계의 속설이다. <너는 내 운명>은 통속과 신파의 본령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준다. 최후의 순간 '감정 쥐어짜기'를 히든 카드처럼 뽑아드는 신파는 눈물 뒤의 카타르시스를 생명으로 여겨야 한다. 해피 엔딩의 여부와 관계없이, 좋은 신파와 나쁜 신파를 가르는 기준은 바로 이 극장 문을 나설 때의 찜찜함과 상쾌함의 차이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상쾌한 여운이 남는 '의미 있는 신파'라는 걸 의심할 수는 없다. 2005-09-12 12:14:58 장병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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