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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기록 2005. 9. 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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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주연 : 후카다 쿄코(류가사키 모모코), 츠치야 안나(시라유리 이치고), 미야사코 히로유키(모모코 아버지), 아베 사다오(류우지 이카카주), 시노하라 료코(모모코 어머니)

주말의 큰 이벤트로 이번주는 영화보기를 선택했다.

일찍 일어난 개운한 가을의 한 일요일.

날씨는 내내 좋았고...영화를 보는 시간도 기다려졌다.

언젠가 한번 쓴적이 있는것도 같은데

아무런 정보없이, 별 기대없이 보러간 영화가 의외로 좋았을 때는 뜻밖의 선물을 받거나 바지 주머니에서 꽤 큰 돈 (그런일은 좀처럼 없으나)을 찾아낸듯..반갑고도 기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그랬다고 했었는데.

불량공주 모모코도 유쾌, 상쾌, 통쾌 했다!.

일본영화들은 일본의 문화자체는 원색적인것 같은데..상당히 서정적인 느낌이 든다.

머랄까...선이 섬세한 수채화 같은 느낌.

불량공주 모모코도 아찔하고 엉뚱하고 유쾌한 사춘기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느낌은 상당히 서정적이다..

감독이 CF감독 출신이라 그런지..

화면의 전개, 만화적인 비약, 상상력 등이 영화 보는 내내 툭툭 튀어나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캐릭터의 특이함 또한 장난이 아니다.

자신만의 완벽한 아우라를 지켜나가는 모모코와

모모코를 통해서 자신의 아우라를 완성하는 이치고..

둘다 상당히..대따 특이하면서도...

주위에 눈돌리지 않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캐릭터의 당당함이 좋았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모모코가 구멍난 모자에 수를 놓았을 때

할머니가 모모코에게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고. 모모코의 그릇은 크진 않을지 모르겠지만 이쁘고 특별할 거라고 (특별할거라고 하진 않앗던것 같은데..암튼 그런 비슷한..) ..

꼭 자신만의 길을 가라고...

말해주는 장면.

그간 로리타풍의 옷을 바보스럽게 고집하고, 친구들과는 따가 되어 혼자 점심시간에 형형색색 젤리를 먹고 요상한 나막신에 머리에는 큼직한 리봉을 달고 다니는 ..모모코가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었다.

엉뚱해보이지만 ...그녀에게는 확실한 "그녀만의 색깔과 선이 있었다.."

될것 같은데 안되는 안타까움. 누군가 뒤통수를 칠것만 같은 반전의 불안감.

그런 것들이 없어서 오히려 깔끔했던.

멋진 ....참 멋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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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성장통
2005-08-29 / 한선희 기자

일본 10대들 사이에 유행하는 다양한 하위 문화 가운데 ‘오토메(乙女)’라는 게 있다. 원래 ‘오토메’는 성 경험이 없는 미혼 여자를 조소하는 의미로 통용되던 말이다. 한데 90년대 중반 일본의 여성 작가 타케모토 노바라가 ‘로리타, 아가씨, 숙녀, 소녀’ 등 복합적인 의미로 사용하면서 문화적인 차원에서 해석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때 일본 청소년을 장악했던 양키 문화나 교내 폭력 등에 대한 반발로 불거져나온 트렌드이기도 하다. 다케모토 노바라는 소녀 취향의 로리타 패션이나 소녀 취향을 뜻하는 ‘걸리(girly)’ 문화 등을 주제로 다양한 글을 발표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특히 2002년 발표한 소설 <시모츠마 이야기>가 큰 화제를 모으면서 다케모토 노바라는 오토메 문화의 대변자로 간주돼 왔다. CF 감독 출신인 나카지마 테츠야의 장편 데뷔작 <불량공주 모모코>는 바로 그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일본 중부 시바라키현에 살고 있는 공주 같은 소녀 모모코와 오토바이 폭주족인 친구 이츠고의 이야기다. 화려하고 사치스런 로코코 시대를 흠모하는 모모코와 특공복을 입은 채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불량 소녀 이츠고는 전혀 상반된 취향을 가진 인물이다.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친구나 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자기 안에 축조된 세계 속에 갇혀 지낸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누구보다 자기 보호 본능이 강하며 자기 바깥의 세계와 소통하고 싶어 한다. 이츠고는 존경하는 폭력 서클 선배에게 특공복을 선물하기 위해 전설적인 자수의 달인을 찾아 헤매고, 모모코는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로리타 의상 브랜드 ‘베이비 더 스타 샤인 브라이트’의 디자이너를 만나 황홀해 한다. <불량공주 모모코>는 바로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두 소녀보다 훨씬 강렬한 개성을 가진 이들의 유쾌하고 고통스러운 성장 드라마다.

나카지마 테츠야 감독은 광고계 출신답게 현란하고 재기발랄한 영상 감각을 펼쳐 보인다. 자유분방한 앵글과 과격한 편집, 요란한 색감과 판타스틱한 상황으로 남다른 감수성을 보여 준다.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 복잡한 도시와 한적한 농촌을 비교 풍자한 배경, 일본 ‘양아치’ 문화에 대한 솔직하고 재기 발랄한 스케치가 시종일관 키득거리게 만든다. 일본 TV 만화를 연상시키는 심술??은 애니메이션과 <카우보이 비밥>으로 유명한 영화음악가 칸노 요코의 세련된 음악까지, 주의를 기울일 만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나카지마 테츠야 감독은 소녀들의 시선을 통해 가짜 명품과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풍자하고, 과장된 허례 허식으로 나약한 본성을 감출 수밖에 없는 세태를 재기발랄하게 꼬집는다. 2004년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꽤 성공했으며, ‘키네마준보’가 꼽은 10대 영화에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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