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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독서라고요? — 정보 소비의 새로운 착각

시간.기록 2025. 4. 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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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한 통계에 따르면, 20대의 13.5%가 유튜브 등의 동영상 시청을 '독서'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다른 세대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튜브를 본다고 해서, 우리가 정말로 책을 읽은 것과 같은 인지적 경험을 하는 걸까요?”


영상 소비는 독서의 대체가 될 수 있을까?

확실히 요즘은 책보다 영상이 익숙한 시대입니다. 영상으로 지식을 얻고, 흥미를 느끼며, 이해도 빠르게 이뤄집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인지적 착시’가 있습니다.

영상은 시청 즉시 이해가 쉬워서 똑똑해진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과연 뇌는 그것을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출판사들도 유튜브를 한다. 하지만 목적은 다르다

재미있는 점은, 요즘 많은 출판사들조차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간을 소개하거나, 저자 인터뷰를 하거나, 책 내용을 요약해주는 콘텐츠가 많아졌죠.

하지만 그 목적은 분명합니다.

‘책을 읽도록 유도하는 도구’로서 영상을 활용하는 것이죠.

유튜브는 본문을 대신하기보다는, 흥미를 자극하고 책의 문을 여는 열쇠처럼 쓰일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문제는 이 영상들조차 ‘요약본만 보면 다 안다’는 착각으로 이어질 때입니다.

그건 마치 영화 예고편만 보고 줄거리를 다 안다고 믿는 것과 비슷한 오해입니다.


뇌는 글을 읽을 때, 더 많은 회로를 사용한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글을 읽을 때는 뇌의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등 광범위한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이는 언어 처리뿐 아니라 추론, 기억, 집중, 상상까지 동원되는 고차원적 활동입니다.

반면, 영상 시청은 대부분 시각과 청각 중심의 자극 처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빠른 편집, 자막, 음악 등의 요소는 뇌가 깊이 사고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지도록 만듭니다.

다시 말해, 영상은 입력은 많지만, 사고는 얕아질 수 있는 구조인 것이죠.


제 경험으로는 “영상만으로는 기억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유튜브에서 지식 영상이나 요약 콘텐츠를 자주 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것만 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며칠만 지나면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반면, 직접 책을 읽고 중요한 문장을 밑줄 긋고, 한 챕터씩 곱씹으며 읽을 때는 훨씬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뇌를 '적극적으로 쓰는 활동'이 독서라는 걸, 몸으로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세대별 인식 차이, 그 이면의 경고

앞서 언급한 통계에서, 70대 이상은 단 6.3%만이 유튜브를 독서로 여겼습니다. 세대 차이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학습 방식과 사고 구조의 차이도 반영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빠르고 쉬운 정보 소비가 만연한 시대일수록, 느리고 복잡한 ‘생각의 힘’은 더 중요해집니다. 영상은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뇌를 ‘게으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유튜브는 독서가 아니다, 단지 ‘입구’일 뿐이다

영상 콘텐츠는 지식으로 가는 좋은 입구입니다.

하지만 깊이 있는 통찰, 사고력, 창의력은 여전히 텍스트 기반의 독서에서 길러지는 힘입니다.

유튜브로 흥미를 얻었다면, 그다음 단계는 실제로 책을 읽고, 정리하고, 생각해보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당신의 뇌는 오늘 얼마나 스스로 생각했나요?

자신만의 지식 습득 루틴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함께 이야기해보면 재미있을것 같아요 ^^